신혼집을 알아보고 은행에 가면 영업담당자가 종이에 적어준다. ‘DSR 40%: 연 소득의 40%까지만 갚을 수 있어요.’ 듣기에는 단순한데 실제로 모델하우스에서 매물을 잡고 가계약금을 넣는 단계까지 가서야 ‘내가 빌릴 수 있는 진짜 한도’가 얼마인지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DSR 공식은 한 줄이면 끝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분자’와 ‘분모’를 정확히 알면 30초만에 추정할 수 있다.
DSR 40%: 정부가 그어 둔 차입 한도선
DSR(Debt Service Ratio·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2021년 7월부터 모든 가계대출에 단계적 적용된 ‘차주 단위 총량규제’다. 핵심 규정은 한 줄.
연간 원리금 상환액 ÷ 연간 소득 ≤ 40% (1금융권 은행 기준, 2금융권은 50%)
여기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신청하는 주담대뿐 아니라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합계다. 신용대출·자동차할부·카드론·학자금대출: 전부 분자에 들어간다. 분모인 ‘연간 소득’은 원천징수영수증 또는 소득금액증명원으로 검증된 세전 소득이다.
이 규정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평가하던 시절(2018년 이전)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은행이 ‘이 사람은 신용 좋으니 더 빌려주자’라고 판단해도 DSR 40% 선을 넘는 대출은 물리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 한도는 정부가 그어둔 선이고, 은행은 그 안에서만 영업한다.
공식 한 줄: 연봉 7천만 원, 부채 0원
가장 깔끔한 시나리오부터 본다. 30대 맞벌이 부부, 합산 연봉 7,000만원, 기존 부채 0원, 4.5% 30년 원리금균등으로 주담대 신청.
연간 원리금 한도 = 7,000만 × 40% = 2,800만원/년 월 원리금 한도 = 2,800만 ÷ 12 = 약 233만원/월
이 ‘월 233만원’을 4.5% 30년 원리금균등 공식에 거꾸로 넣으면 원금이 나온다. 원리금균등 공식 P = M × ((1-(1+r)^-n) / r)에서 M=2,333,333, r=0.045/12, n=360을 대입하면:
P ≈ 460,374,000원 = 약 4억 6천만원
| 항목 | 값 |
|---|---|
| 가구 연봉 | 7,000만원 |
| DSR 40% 한도 (연) | 2,800만원 |
| 월 원리금 한도 | 약 233만원 |
| 4.5% 30년 적용 시 주담대 원금 한도 | 약 4억 6천만원 |
| LTV 60% 환산 매수 가능 가격 | 약 7억 6천만원 |
이게 가장 흔한 ‘부채 없는 30대 맞벌이’의 진짜 천장이다. interest 도구에 ‘월 상환금 233만원 / 금리 4.5% / 만기 30년’을 넣고 ‘역산’ 모드를 누르면 같은 4.6억이 나온다.
다른 대출이 있을 때: 신용대출·자동차할부가 잡아먹는 한도
문제는 30대 부부 중 ‘부채 0원’ 가구가 흔하지 않다는 점이다. 신용대출 5천만원(4년 만기, 금리 6%) 하나만 있어도 한도가 절반 이상 사라진다.
신용대출 5천만, 4년, 6% 원리금균등 → 월 상환액 약 117만원, 연간 약 1,400만원.
| 시나리오 | 연간 원리금 한도 | 신용대출 차감 후 주담대 가능 | 주담대 원금 한도 |
|---|---|---|---|
| 부채 0원 | 2,800만 | 2,800만 | 약 4.6억 |
| 신용대출 5천만 (월 117만) | 2,800만 | 2,800 - 1,400 = 1,400만 | 약 2.3억 |
| 신용대출 5천만 + 자동차할부 3천만 (월 56만) | 2,800만 | 2,800 - 1,400 - 670 = 730만 | 약 1.2억 |
| 신용대출 1억 (월 235만) | 2,800만 | 2,800 - 2,820 = 음수 | 0원 |
세 번째 줄이 충격이다. 신용대출 5천 + 자동차할부 3천만 있으면 주담대는 1.2억밖에 못 받는다. 처음에 ‘연봉 7천이면 5억은 빌리겠지’라고 가정하고 7억 매물을 보러 다니다가 실제로는 ‘우리 한도는 1.2억’이라는 사실을 가계약 직전에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실무 결론: 주담대 신청 6~12개월 전에 신용대출과 자동차할부를 가능한 한 정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한도 늘리기다. 1년치 보너스를 신용대출 상환에 쓰면 그 자체로 주담대 한도가 1~2억 늘어난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가산 금리의 의미
2024년 2월부터 ‘스트레스 DSR’ 제도가 단계적으로 시행됐다. 변동금리·혼합금리 주담대를 신청할 때 실제 표시 금리에 추가 가산 금리를 얹어 DSR을 산정한다.
| 시기 | 가산 스트레스 금리 | 적용 대상 |
|---|---|---|
| 2024.2 1단계 | +0.38%p | 1금융권 변동·혼합 주담대 |
| 2024.9 2단계 | 수도권 +0.75%p / 비수도권 +0.50%p | 1금융권 + 2금융권 일부 확대 |
| 2025.7 3단계 | 수도권 +1.50%p / 비수도권 +0.75%p | 전 가계대출 |
3단계 시행 후 수도권 4.5% 변동금리 주담대를 신청하면 DSR은 4.5%가 아니라 6.0% 기준으로 계산된다. 같은 원금이라도 산정 금리가 1.5%p 올라가면 월 원리금이 약 17~18%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한도가 비슷한 비율만큼 줄어든다. (참고로 2단계까지의 +0.75%p 적용 시에는 약 9~10% 축소.)
연봉 7천만 가구가 수도권에서 변동금리로 신청한다면 한도는 약 4.6억이 아니라 약 3.8억 수준까지 떨어진다(2단계 적용은 약 4.2억). 고정금리(또는 혼합금리 5년 이상 고정 후 변동의 일부)로 신청하면 스트레스 DSR 가산이 절반 또는 전액 면제되어 4.4~4.6억을 받을 수 있다: 표시 금리는 고정이 0.3~0.5%p 높지만, 한도가 4천만~8천만원 차이나는 셈이라 실제로는 고정이 유리한 가구가 적지 않다.
DSR을 합법적으로 늘리는 4가지 방법
연봉을 단기간에 올릴 수는 없으니 ‘분자를 줄이고 분모를 늘리는’ 4가지 방법이 실무 표준이다.
1) 만기 연장 (30년 → 40년): 연간 원리금이 약 11% 줄어들어 DSR도 같은 비율로 낮아진다. 다만 2023년 이후 정책 대출 외에는 ‘DSR 산정 시 만기는 최대 30년으로 환산’ 룰이 적용되어 시중은행 일반 상품의 한도 효과는 제한적이다. 정책 모기지(특례보금자리·신생아특례)는 만기 그대로 산정.
2) 기존 부채 사전 정리: 신용대출·자동차할부·카드론을 주담대 신청 6~12개월 전에 갚는다. 이게 가장 효과 큰 단일 액션. 1억 신용대출을 정리하면 주담대 한도가 약 2.5~3억 늘어난다.
3) 배우자 소득 합산: 부부공동명의로 신청하면 두 사람 소득 합산 가능. 단독 명의로 받을 때는 주차주의 소득만 잡히지만, 공동명의는 합산.
4) 비과세 소득 증빙 추가: 임대수입·연금소득 등 원천징수영수증에 잡히지 않는 소득을 별도 증빙으로 인정받으면 분모가 늘어난다. 단 임대수입은 신고분만 인정되며, 미신고 임대는 인정 안 됨.
요약: 30초 추정 공식
| 입력 | 빠른 계산 |
|---|---|
| 연봉 (가구 합산) | A |
| DSR 40% 한도 (연) | A × 0.4 |
| 기존 가계대출 연간 원리금 합계 | B |
| 주담대 가능 연간 원리금 | (A × 0.4) - B |
| 4.5% 30년 적용 주담대 원금 추정 | ((A × 0.4) - B) × 12 / 233만 × 4.6억 |
가장 단순한 휴리스틱: (연봉 × 0.4 - 기존 연간 원리금) × 약 16.5 = 주담대 원금 추정(4.5% 30년 기준). 변동금리·스트레스 DSR을 적용한다면 16.5 대신 약 15를 곱한다.
은행 창구 가기 전에 interest 도구의 대출 모드에서 ‘DSR 역산’ 옵션으로 같은 계산을 5초만에 해볼 수 있다. 결과 카드를 배우자에게 URL로 보내면 같은 화면을 그대로 본다. 가계약 전에 ‘우리 진짜 한도’를 같이 보고 매물 가격대를 좁히는 게 모델하우스에서 6개월 헤매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30년 vs 40년 만기 비교도 같이 보면 한도 확장 전략이 보인다.
DSR 40%는 정부가 그어둔 선이고, 그 선 안에서 어디까지 가져갈 수 있는지는 사용자가 결정한다. 도구는 ‘얼마를 빌릴 수 있는가’를 한 화면에 놓아주는 것뿐이다. → 내 DSR 한도 계산하기